천녀유혼은 청나라 때 사람인 포송령이 쓴 요재지이 중 섭소천을 원작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장국영의 천녀유혼이 크게 흥행한 뒤로 천녀유혼 3이 제작이 되었습니다. 왕조현이 여전히 아름다운 요괴로 출연하며, 남자 주인공은 양조위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1. 등장인물
십 방(양조위)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십 방은 스승님인 백운 선사 밑에서 자라났습니다. 때문에 백운 선사를 착실하게 따르며, 스님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 합니다. 오 속세에 때 묻지 않아 순수하고 착한 심성을 가졌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귀신인 섭소천을 무서워하지 않고 편견 없이 대합니다. 그런 그는 점점 아름다운 섭소천과 함께 하며 그녀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스님으로서의 책무 때문에 매번 애써 그녀의 마음을 거절합니다.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소천에게 매번 툴툴거리지만 소천을 살뜰히 챙기는 편입니다.
섭소천(왕조현)
부모님이 내다 팔아 여기 저가 팔려다니다가 결국 부자의 첩으로 팔려갔지만, 본처의 손에 죽고 귀신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죽은 후에도 난약사의 나무 밑에 유골이 묻힌 죄로 사람의 정기를 먹는 나무요괴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아름다운 외모로 남자들을 홀려서 나무요괴에게 갖다 바치는 것이 그녀의 일과이지요. 그러나 그녀는 어느 날 찾아온 십 방을 유혹하여 나무요괴에게 바치려 하지만 결국 그에게 반하게 되고 맙니다.
연적하(장학우)
무공이 꽤 높은 도사지만 돈을 매우 밝혀 돈이 되지 않는 일에는 무공을 쓰지 않습니다. 천녀유혼 1의 연적하와 이름이 같지요. 작중에서는 연적 하라는 도인이 자신을 제자로 받아주지 않아 이름만 쓰고 있다고 합니다. 가난한 스님인 십 방과 당연히 엮이기 싫었지만 결국 그를 도우게 됩니다. 뺀질거리고 오만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나무요괴(유조명)
연적사의 천년 묵은 나무요괴입니다. 과거 천녀유혼 1의 연적하에게 봉인당했었지만 다시 사람의 정기를 모으며 부활을 꿈꿉니다.
2. 줄거리
금불상을 대국사로 옮기기 위하여 스승인 백운 선사와 함께 십 방은 곽북현에 들르게 됩니다. 곽북현은 이미 혼란의 극치였는데요. 하필이면 금불상을 들키고 말게 됩니다. 동네 사람들의 표적이 된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귀신 소굴이라는 난약사에서 하룻밤을 지내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때 소천과 만난 십 방은 실수로 소중한 금불상을 떨어트리게 됩니다. 조각조각 나버린 금불상을 십 방은 붙여보려고 애를 쓰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덕분에 나무요괴와 대결을 펼치던 스승 백운 선사는 금불상이 없어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하고 나무요괴에게 잡혀버립니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나무요괴에 잡혀가 버린 스승님을 구하기 위해 십 방은 나무요괴의 소굴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하지만 점점 스승님 말고도 소천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합니다. 과연 십 방은 나무요괴에게서 소천도 스승님도 구할 수 있을까요?
3. 감상평
천녀유혼 하면 왕조현과 장국영입니다만, 저는 천녀유혼 3의 남자 주인공 양조위가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장국영은 그저 가난한 수금원이었던 반면 양조위는 스님이라는 제약이 있어서 더욱 케미스트리가 느껴진 건 아닐까 싶습니다. 귀엽고 통통 튀는 귀신 왕조현과 순수하면서도 철저하게 철벽을 치는 스님 양조위의 조합은 정말이지 귀여웠습니다. 돌 같은 스님의 마음도 흔드는 저렇게 사랑스러운 매력적인 귀신이라니요. 비록 아픈 결말이 예상되는 관계이었긴 했지만 초반에는 둘의 투닥거림만 보면 그저 흐뭇해질 정도였답니다. 그리고 주인공들 간의 감정선도 더 섬세해서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장난을 치면서 친해지지만 나중에는 서로의 슬픈 과거를 통해 마음을 열게 되는 둘이니까요. 그런데 아무리 백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도사가 요괴를 물리쳐도 세상은 그저 다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인간이 요괴보다 오히려 더 요괴 같으니까요. 영화 초반의 곽북현 사람들의 무자비할 정도로 잔인한 모습들을 보면 모습만 사람이지 거의 요괴와 다름이 없지요. 언뜻 보면 곽북현에서만 보아도 사람을 몇 죽이는 나무 요괴보다 더 나쁜 인간도 많을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마냥 요괴는 나쁜 괴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다시 보니, 분명 요괴도 인간이었을 때가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대부분의 요괴는 인간일 때 다른 인간들에게 해코지를 당해서 요괴가 되지요. 어쩌면 극악스럽게 묘사된 나무요괴도 슬픈 과거가 있겠지요? 결국 요괴는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인데, 인간은 이유 없이 무조건 요괴를 싫어하고 퇴치하고자 한다는 것이 왠지 씁쓸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이 남자 주인공인 십 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는 일반 사람들처럼 요괴를 물리치려거나 없애려 하지 않습니다. 요괴인 섭소천도 하나의 인간처럼 대합니다. 살아있을 때조차 인간 대접을 받지 못했던 섭소천은 당연히 이런 십 방에게 빠져듭니다. 아무튼 영화의 마지막에는 십 방과 섭소천은 그래도 어설프나마 결국 함께입니다. 그런 둘의 애달픈 모습을 보자 하니, 영화 초반에 장학우가 부르던 노래가 생각이 나는데요. 안개 자욱한 세상, 운명의 길을 밝혀보세. 앞으로의 둘의 여정도 안개가 자욱할 지라도 함께 걸어 나가다 보면 결국 밝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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